24살…‘아이폰’을 해킹하다

‘노르웨이 천재 해커’ 요한슨, 출시 3일만에 뚫어
3살… PC를 다루다 → 16살… DVD 복제방지를 풀다

정철환 기자 plomat@chosun.com
입력 : 2007.07.09 00:12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7/07/09/2007070900013.html
  • 미국에서 선풍적 반응을 일으키고 있는 애플의 신형 휴대전화 ‘아이폰(iPhone)’이 출시 3일 만에 해킹을 당했다. 아이폰에는 미국의 이동통신 업체인 AT&T사의 서비스에 가입해야만 아이폰에 내장된 MP3플레이어와 동영상 재생, 무선 인터넷 접속 기능 등을 모두 쓸 수 있도록 하는 ‘기능 제한’이 걸려 있는데, 이를 풀어버리는 프로그램이 나타난 것이다.

    애플의 엔지니어들이 “절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한 아이폰 해킹을 수월하게 해낸 사람은 하드웨어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해커로 꼽히는 존 레흐 요한슨(Johansen·사진)이라는 스물네 살의 노르웨이 청년이다. 그는 미국 독립기념일 전날인 3일(현지시각) 자신의 블로그(http://nanocr.eu)에 올린 ‘아이폰 독립기념일(iPhone Independence Day)’이라는 글을 통해 아이폰 해킹 프로그램과 사용법을 배포하고 있다.

    요한슨은 세 살 때부터 PC를 다루기 시작해, 열 살 때는 이미 PC 프로그래밍에 도통한 ‘신동’이었다. 요한슨이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된 것은 열여섯 살(1999년) 때 DVD의 복제방지 시스템인 ‘CSS(Content Scramble System)’를 해킹해 ‘DeCSS’라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부터다.

  • ▲ 아이폰을 해킹한 존 레흐 요한슨의 블로그에 올라와 있는 그의 세 살(1986년) 때 모습. 스스로‘어린 해커’라는 설명을 달아 놓았다.

  • DeCSS 덕분에 DVD를 PC로 카피해, 인터넷 동영상 파일 ‘디빅스(Divx)’를 만들고, 이를 다시 인터넷을 통해 유포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요한슨은 이 일로 ‘DVD 존’이라는 별명을 얻으면서 콘텐트와 정보 공유를 주장하는 ‘카피 레프트(Copy Left·저작물의 독점적 권리를 의미하는 Copy Right의 반대 개념)’ 진영의 우상으로 떠올랐다. 이듬해 1월 그는 미국영화협회(MPA)로부터 저작권 침해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요한슨 때문에 미국 영화업계가 앞으로 입을 손해가 수천억달러(수백조원)에 이른다”는 것이 MPA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노르웨이 대법원은 “DVD를 구입한 소비자가 DVD의 내용을 PC에 카피해 보는 것은 자유”라며 “요한슨이 DeCSS를 개발해 배포한 것은 죄가 아니다”라며 2003년 1월 요한슨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요한슨은 애플과도 악연이 있다. 그는 2004~2005년 사이 애플의 음악파일 암호화 프로그램(DRM)을 해킹해, 애플의 아이튠즈(iTunes)가 아닌 다른 음악 사이트에서 구입한 음악을 아이팟에서 듣도록 하거나, 아이튠즈에서 구입한 음악을 일반 MP3플레이어에서도 들을 수 있게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요한슨은 이 기술을 들고 아예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옮겨와 회사까지 차려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븐 잡스를 격분하게 했다.

    아이폰의 해킹 소식이 알려지자, 인터넷에선 열광적 반응이 일고 있다. 특히 “다른 부가 기능은 뛰어난데 정작 통화 품질은 별로”라며 불평하던 소비자들이 “휴대폰을 바꾸지 않고도 아이폰의 기능을 즐길 수 있게 됐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자존심을 구긴 애플보다 ‘아이폰이 팔린 수만큼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자도 늘어날 것’이라며 대박의 꿈에 빠졌던 AT&T가 더 큰 치명타를 입게 된 셈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요한슨 덕분에 아이폰이 ‘그림의 떡’이었던 미국 밖의 소비자들도 아이폰을 쓸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해외에서 아이폰을 사려는 사람들이 줄을 설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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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단풍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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