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아반떼 |
핸들링을 즐겨라, 현대 아반떼 |
입력시간 : 2006-11-22 오후 12:07:11 | |
오랜 침묵 끝에 등장한 새 아반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우리 곁에 다가왔다. 백조처럼 우아한 자태에서 베스트셀러의 후속이라는 부담은 찾아볼 수 없다. 95년 데뷔 이후 아반떼는 준중형 클래스의 대명사로 군림해 왔다. 그만큼 새 아반떼를 기다린 사람이 많을 것이다. 어디가 얼마나 바뀌었을까? 아반떼에서 진화한 XD의 느낌이나 최근 현대의 차만들기를 볼 때 새 모델에 거는 기대 수준은 저절로 높아진다. 시승차는 1.6리터 가솔린 엔진을 얹은 S16으로, 트림으로 따진다면 E16과 X16 사이에 위치하는 중간 그레이드이다. 95년의 아반떼는 준중형 클래스의 시발점이었지만 새 아반떼는 준중형에 한정되기는 다소 부족하다 싶을 만큼 볼륨감이 커졌다. XD 보다 전장은 2cm 줄었지만 전폭과 전고가 각각 5cm, 5.5cm 늘어났기 때문에 실내 공간을 넓히는데 그만큼 힘을 기울였다 하겠다. 타이어는 엔진 배기량을 생각하면 다소 큰 듯한 205/55R/16 사이즈를 신고 있다. 하지만 차체가 커지고 벨트 라인이 높아졌기 때문에 16인치 휠이 별로 커보이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15인치였다면 어색하지 않았을까 싶다. 뉴 아반떼는 스타일링부터 완전히 달라졌다. 그릴에서만 희미하게 XD의 흔적이 있을 뿐이다. XD가 직선을 위주로 했다면 뉴 아반떼는 곡선이 디자인의 주를 이룬다. XD가 남성이었다면 뉴 아반떼는 여성스러워 보인다. 디자인의 핵심은 바로 사이드의 캐릭터 라인이다. 넘실대는 라인이 지금의 싼타페 또는 컨셉트카로 선보인 HCD-8과도 닮아있다. 프론트 그릴에서부터 시작되는 이 캐릭터 라인은 테일램프까지 부드럽게 이어진다. 새 아반떼는 옆에서 보는 실루엣이 가장 예쁘다. 이 캐릭터 라인을 비롯해 406 쿠페처럼 뒷유리가 필러 안쪽으로 살짝 잠긴 모습 등 뉴 아반떼는 멋을 한껏 냈다. 비슷한 모습을 찾기 힘들만큼 독창적인 디자인이 돋보인다. 벨트 라인이 높은 것도 동급의 다른 차들과 차별화 된다. 벨트 라인이 높게 설정된 것은 좋은 시야를 위해 시트 포지션을 높였기 때문. 또 거주성을 생각해 전고도 자연스레 늘어났다. 결과적으로 운전의 편의성과 거주성을 동시에 겨냥했고, 벨트 라인과 전고가 높아졌기 때문에 도어도 상하로 늘어나 뒷유리도 거의 다 내려간다. 그리고 앞유리를 최대한 앞으로 밀어 실내 공간을 넓히는데 주력했음을 외부에서도 알 수 있다. 루프 라인도 뒷좌석 승객의 헤드룸을 생각해 아주 완만하게 호를 그린다. 넓어진 실내 공간, 넉넉한 트렁크 돋보여 실내 역시 젊은 감각으로 재구성했다. 디자인은 단순 명료해 사용하기가 편하고 각 스위치들은 모두 쉽게 손에 닿는다. 프라이드만큼은 아니지만 T자형 센터페시아가 앞으로 돌출되어 있어 조수석에 앉을 경우 레그룸이 제한되는 아쉬움은 있다. 하단에 위치한 공조 장치 버튼들 역시 큼직하고 조작감이 좋지만 조명이 다소 강한 게 흠이다. 물론 조명의 정도를 조절할 수는 있지만 야간 정차 시 헤드램프를 끄면 얼마 후 눈이 아플 정도로 다시 밝아진다. 앞서 얘기한대로 시트 포지션은 승용차보다는 카렌스 같은 미니밴에 더 가깝다고 느낄 정도로 약간은 껑충하다. 시트 위치가 높아져 불안하다고 느낄 사람이 혹 있겠으나 그만큼 시야도 더 넓어졌다. 새 아반떼는 시트 포지션이 이전보다 3cm나 높아졌다. 스티어링 칼럼의 위치만 보더라도 여성 운전자를 많이 고려했음을 알 수 있다. 스티어링 칼럼이 평균보다 앞으로 나와있다. 상하로만 움직일 뿐이지만 원하는 운전 자세를 잡기가 쉽다. 인조 가죽의 시트는 고급스러움과는 거리가 있지만 질감 자체는 나쁘지 않다. 비교적 옷과 밀착이 잘되고 적당히 푹신하다. 대시보드를 이루는 내장재는 밝은 블랙과 회색의 투 톤으로 이루어져 있다. 상위 버전인 X16은 블랙 톤이지만 시승차인 S16의 회색 톤은 시각적으로 값싸보인다는 게 흠이다. 차라리 XD의 블랙 톤이 더 고급스러워 보인다. 센터페시아 상단과 하단에는 수납함이 하나씩 있는데 제법 쓸 만한 공간이다. 크진 않지만 암레스트도 2단으로 구성되어 있어 자잘한 물건을 보관하기에 적당하다. 컵홀더도 도어 포켓까지 합쳐 4개가 마련된다. 트렁크는 보기에도 넓어진 것이 눈에 띈다. 전고를 높인 효과가 트렁크 공간에도 나타난다. 입구는 보통 수준이지만 상하로 길어 의외로 많은 짐을 실을 수 있겠다. 남다른 핸들링, 가속력은 아쉬워 아이들링 시 실내로 유입되는 상당히 적은 편이다. 두 달 전 시승했을 때 진동이 새 차치고는 평균 이상으로 심했으나 지금은 아니다. 반면 킥다운 시 간헐적으로 바닥을 통해 올라오는 떨림이 여전한 것은 아쉽다. XD의 것을 물려받은 1.6리터 엔진은 개선을 거쳐 출력이 조금 올랐고, 차체가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중량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하지만 가속력은 불만이다. 시프트 레버를 이용해 1단부터 수동으로 조작해도 가속해도 소리만 커질 뿐 순발력은 기대 이하이다. 순발력 보다는 2, 3단에서의 추월 가속이 조금은 괜찮은 편이다. 대신 가속의 질감은 XD보다 훨씬 고급스러워졌다. 질감이 좋아진 이유는 엔진의 회전이 부드러워진 것도 있지만 힘을 전달하는 변속기도 좀 더 세련되어졌다. 여전히 4단을 쓰고 있고 수동 모드가 없는 게 아쉽지만 게이트식으로 변해 조작감도 자체도 좋아졌다. 정차 시 P-R-N-D를 오고 갈 때의 변속 충격도 이급의 차에 올라간 AT로서는 극히 적은 편이며, 주행에서의 변속도 부드럽다. 다만 고회전에서 변속 시에는 미끄러짐이 상대적으로 크게 느껴진다. 1, 2, 3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각각 65, 110, 170km/h. 4단은 100km/h 때 회전수가 2,500rpm으로 연비를 고려해 낮게 잡혀 있다. 새 아반떼의 실질적인 최고 속도는 170km/h 내외이다. 3단 170km/h까지는 꾸준하게 가속되지만 4단은 기어비가 낮아 더 이상 속도를 올리기가 버겁다. 170km/h 이후에는 속도계 바늘이 아주 천천히 움직인다. 이 이상 속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상당한 인내심과 긴 직선이 필요하다. 반면 엔진 자체의 회전은 굉장히 부드럽고, 고회전까지 비교적 끈질기게 힘이 나온다. 또 3,000rpm 부근부터 나오는 사운드도 듣기에 나쁘지 않다. 스티어링 휠은 새끼손가락 하나로도 돌릴 수 있을 정도로 매우 가볍다. 주정차 시 여성 운전자도 편하게 사용할 듯 싶다. 이렇게 매우 가볍지만 핸들 감각이 정확한 것은 이채롭다. 스티어링 휠은 중심 부분이 민감해 조향을 약간만 해도 신속하게 반응한다. 일단 조향을 하면 그 방향으로 감기는 성질도 강하며 힘을 풀면 원래 위치로 돌아오려는 복원력도 다소 강하게 세팅되어 있다. 새 아반떼의 백미는 한 차원 높아진 핸들링 성능이다. 조향이 정확해지고 섀시가 단단해지기도 했지만 서스펜션의 성능이 특히 좋아졌다. 급격한 코너를 돌아나가거나 레인 체인지를 시도해도 차는 좌우로 심하게 기우뚱거리지만 하체는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만약 타이어의 성능이 더 좋았다면 코너에서의 한계는 더욱 높아졌을 것이다. 물론 속도가 높아지면 언더스티어가 나타나긴 하지만 동적인 운동 성능이 XD에 비할 바가 아니다. 스티어링의 무게가 고속에서도 그다지 묵직해지지 않은 것은 불만으로 남는다. 하체는 기본적으로 부드럽지만 일정 부분을 넘어가면 단단하게 차체를 지지한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의 느낌도 상당히 좋다. 충격을 흡수한 이후 추스르는 모습이 빠르다. 초기의 힘이 끝까지 지속되지 못하고 점진적으로 줄어드는 것은 아쉽지만 브레이크도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특히 초기 반응이 빨라 복잡한 시내에서는 페달에 발만 올려도 재깍 멈춰헌다. 급제동 시 노즈다이브 현상도 비교적 큰 편인데, 앞이 가라앉는 것보다 뒤가 들린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 새 아반떼는 스타일링의 신선함만큼이나 주행 성능도 새로워졌다. 하체를 따라가지 못하는 엔진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운전의 재미가 이를 상쇄한다. 준중형 클래스에서 한 차종을 고르라면? 여전히 아반떼가 베스트 초이스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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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뷰 한상기 [sangkihan@joins.com] |
* 출처 : http://auto.joins.com/content/news_full.asp?num_code=20338&news_section=car_ride&pageshow=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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